어린 시절, 처음 머리를 노랗게 물들이고 아버지께 무척 혼났던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 친구들끼리는 머리를 물들이거나, 다소 화려한 옷이나 장신구를 하는 것을 '개성'이라 부르고, 국가가 정한 의무교육 시기에 하지 못했던 일탈을 하는 멋진 경험이라 여겼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런 질책은 우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올드한 세대의 구시대적인 고정관념의 결과라 여겼습니다. (그런데 오래 뒤, 나팔바지와 장발의 헤어스타일의 아버지의 대학 시절 사진을 보고 그런 생각은 오해였음을 깨달았습니다) 반항심이 들었어도 감히 대들지는 못하고, 소심한 반항심에 노란 머리가 싫증이 날 때까지 아버지를 피해 다니며 유지했던 추억입니다.
노랗게 머리를 물들인 추억. 공교롭게도 이 계절 나뭇잎도 형형색색 예쁘게 물드는 조만간 은행나무 잎을 보며 또 한 번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게 될 것 같습니다. 심각했고 진지했던 내적 갈등도 지나고 보면 물들다 떨어져 겨울을 준비할 나뭇잎과 그것을 바라보며 입가에 번지는 미소로 이어지는 추억, 가을의 기억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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